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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인과 선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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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단한의원 작성일08-05-02 13:18 조회6,103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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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인과 선녀

선녀도 가끔은 달 밝고 물 탕탕한 날에는 세상에 내려와 목욕을 하듯
 
시인도 꽃 흐드러진 봄날이거나 바람 낮게 불어 수상한 날이거나

낙엽 지는 만추에는 세상 주당들과 어울려 술에 취하고 싶다

그리하여 내 속 깊은 허물이 바로 네 허물임을 알고

너와나의 허물이 모든 이의 허물임을 알아가면서

술 취해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날은
 
칸트의 저 철든 푸른 별들도 주홍 달 사랑 빛으로 흘렀을 것이다.
 
천상의 선녀가 저 순진한 나무꾼 나무 등걸 사이로 홈쳐 보는 것 까마득히 몰랐으랴

그리하여 달빛 구름 아래 벌게진 얼굴로 어찌할 바 모르는

저 천둥불 젊은 사내 가슴은 벅차오르고 올라 날개 옷 감출지 몰랐으랴

시인은 세상 주당들과 어울려 처음엔 겉으로 속아주고 속으론 안 속는 한 세월 보내고야

그리하여 아무도 모르는 주막집을 찾아 홀로 술을 마시는 또 한 세월을 보내고야

사랑 없이는 시도 노래도 인생도 저 흩어져 푸른빛만 뽐내는 별들처럼 허망한 것임을 알고서야

어느 날부터 시인은 다시 세상 주당들과 어울려 겉으로 속아주고 속으로도 속아주며

참 사랑 없이는 참 인생도 아님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.

그리하여 시인은 오늘도 주당과 술 약속을 하는 것일게다


시작 조월태 2008, 4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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